Guanah觀我Story
오리나무 이야기 본문
출처 : 모야모 매거진 웃는소나무(두물머리)

산행길에서 아주 흔하게 만나는 나무가 있다.
하지만 잎으로도 꽃으로도 수피로도 도무지 뚜렷한 특징이 없어 열매를 보고 나서야 아하! 하게 되는 나무가 있다.
이름도 재미있는 '오리나무'이다.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들이 오락가락 하지만, 오리(五里)마다 이정표로 많이 심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가장 많이 회자된다.
그런데 그것도 설득력이 좀 부족하다.
이정표 역할을 하려면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기는 커녕 가까이 가서도 긴가민가 하기 때문이다.^^

오리나무가 속한 자작나무 집안은 대체로 성장이 빠른 속성수이다.
오리나무도 심은 지 오 년 정도면 십 미터 이상의 성목으로 자란다.
습한 땅을 좋아해 골짜기 기슭이나 개울가에서 많이 보이지만, 척박한 경사면에서도 잘 적응한다.
가지가 곧게 뻗지 않아 목재보다는 땔감이 제격이지만, 재질이 수분에 강해 하회탈과 나막신, 악기의 몸통을 만드는 재료로 쓰였다.

특이하게도 오리나무는 콩과식물이 아니면서도 뿌리혹이 있어 땅속의 박테리아와 공생하며 질소 성분을 끌어들여 척박한 토양을 기름지게 한다.
게다가 낙엽이 떨어져 켜켜이 쌓이면 부엽토가 되므로 토양을 개량하는 데는 발군의 활약을 하는 셈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60 ~ 70년대 전국적으로 벌였던 사방공사(沙防工事) 때 비탈면 토사유실을 막기 위해 많이 심었다.
이때 도입한 품종이 건조에 강한 사방오리나무이다.

오리나무의 잎과 줄기 특히 열매에는 탄닌산(Tannin Acid) 성분이 많은데, 뜻밖에도 물고기 애호가들이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다.
어항에 오리나무 열매 몇 개를 넣어주면 물의 소독은 물론 산성도를 높여 물고기가 쌩쌩해진다고 한다.

(오리나무 vs 헛개나무)
잘 알려진 대로 탄닌산은 생산을 하는 복합 단백질의 일종인데, 감 - 밤 - 도토리 - 참다래 - 녹차 - 바나나 - 블루베리 - 아로니아 등에 많이 들어 있다.
이 탄닌산은 해독 기능을 하는데, 특히 술고래들의 숙취 해소에는 헛개나무에 버금갈 정도로 탁월한 효능이 있다.
우리 몸에서 술독을 해소하는 장기가 간 이므로 당연히 한방에서는 각종 간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오리나무가 술독을 푸는 약이 됨을 알게 된 에피소드가 있다.
술을 좋아하는 나무꾼이 있었는데, 산에 갈 때마다 호리병을 허리춤에 차고 다녔다.
어느 날 병마개가 빠져 달아나 대체물을 찾다가 주변의 오리나무 잎을 뭉쳐 막아두었다.
나중에 마셔보니 헐!!!
호리병 속의 술이 완전 맹탕이 되어 있더라는 것이다.
오리나무 잎이 알코올을 분해해 물로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황당 허탈해하는 나무꾼의 표정을 상상하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오리나무 꽃은 암수한몸의 단성화인데, 모양이 비슷한 나무들이 개암나무 - 자작나무 - 사시나무 - 물박달나무 - 거제수나무 등 여럿이 있어서 꽃과 잎만을 놓고 구분하려면 멘붕이 된다.
꽃이 지고 솔방울을 닮은 열매(小堅果, 소견과)가 열리는데, 품종별로 조금씩 다른 모양이긴 해도 그런대로 쉽게 구분이 된다.
특히 구분이 쉬운 것은 잎이 둥글넓적하고 수피가 반질반질 광이 나는 물오리나무이다.

<오리나무 집안의 사촌들>
- 오리나무(Alnus japonica)
- 물오리나무(Alnus hirsuta)
- 사방오리나무(Alnus firma)
- 두메오리나무(Alnus maximowicz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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