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觀我Story
청미래와 망개떡 이야기 본문
출처 : 모야모 매거진 웃는소나무(두물머리)

여름산 뙤약볕 아래에는 알알이 맺힌 청미래가 영글어 간다.
전국 어디서든 흔하게 볼 수 있는 여러해살이 덩굴 식물이다.
그러다 보니 지방마다 부르는 이름이 "망개, 멍개, 명감, 깜바구, 뚱머루" 등으로 달랐다.

가을에 빨갛게 익는 열매는 겨우내 매달려 있는데, 먹음직스럽게 보이지만 실제 먹어보면 시큼하고 밍밍해서 맛은 별로다.
그래도 재미로 따먹기도 했는데, 산토끼가 좋아하는 먹이라 해서 겨울에 사냥 미끼로 남겨 두었다.

가시가 있는 구불구불한 덩굴을 따라 하트 모양의 잎이 달리는데, 큼직하고 코팅이 되어 있어 계곡물로 목을 축일 때 표주박 대용으로도 안성맞춤이다.

청미래 하면 많은 이들이 떠올리는 것이 "망개떡"이다.
청미래의 별명이 망개인데, 그 잎으로 찹쌀맵떡을 싸서 쪄낸 것이다.
쫄깃한 떡살과 달콤한 단팥 속이 은은한 망개잎 향기와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특히 긴 겨울밤의 인기 간식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겨울까지 어떻게 망개잎이 남아있었을까 의문이 생기는데, 알고 보니 잎에 함유된 강력한 천연방부 성분 때문이었다.

모든 병의 치료약 개발은 자연 즉 식물에서 해답을 찾는 것이지만, 특히나 청미래는 잎과 뿌리 모두 약성 덩어리이다.
방부와 항생 기능, 중금석 등 독성 제거, 이뇨, 거풍, 관절염 완화 등 꽤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가는 효능은 금연 보조제로 특효가 있다는 것이다.
망개잎을 말려 만든 궐련을 두 달만 피우면 금단 현상 없이도 담배를 끊을 수 있다는데, 왜 아직 망개잎 금연제가 나오지 않는지가 궁금해진다.

청미래 뿌리를 일컫는 "토복령(土茯笭)"은 인삼의 주요 성분인 사포닌도 포함하고 있어 약효뿐만 아니라 녹말 성분이 많아 보릿고개나 흉년을 넘기는 요긴한 구황 식물이었다.
중국에서는 어느 바람둥이 남편이 집에서 쫓겨났는데, 허기가 져 산에서 캐 먹은 토복령의 탁월한 항생 약효 때문에 성병이 씻은 듯이 나아 집으로 돌아왔다고 해서 "산귀래(山歸來)"라고 부른다고 한다.^^

청미래덩굴과 혼동하기 쉬운 사촌들 중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흔한 녀석들이 몇몇 있다.
'청가시덩굴', '밀나물', '선밀나물' 등이 그것이다.
잎 모양은 서로 닮았지만 열매의 색깔과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동일한 식물을 놓고 각 지방마다 달리 불리는 이름이 "향명(鄕名)"이다.
인위적으로 통일한 이름을 붙인 것이 정명(正名)이라면, 향명(鄕名)은 시대와 공간을 공유했던 사람들로 하여금 깊은 유대감을 자극하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청미래덩굴의 향명(鄕名, 지방 이름)
- 망개
- 맹감
- 땡감
- 명감
- 멍가
- 멍개 / 멍게
- 명과
- 멍이 / 멍감
- 멍가람
- 앵감
- 깜바구 / 깜바우
- 땀바귀
- 뚱머루
- 퉁가리
- 퉁갈
- 창멀구
- 멀레기
- 벨레기
- 벨랑이
- 맹기낭 : 제주 서귀포
- 맹게 : 제주 동쪽
- 냉김 : 전북 고창
- 창가람 : 백령도
- 퉁갈 : 강원 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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