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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伴侶Companion Story

감(枾) 이야기

Guanah·Hugo 2023. 1. 15. 07:29

출처 : 모야모 매거진 웃는소나무(두물머리)

 

이른 봄부터 눈 내리는 겨울까지 일 년 내내 눈과 입을 즐겁게 해주는 나무가 있다.

움트는 새싹의 싱그러움, 특이하게 생긴 꽃, 두터운 잎의 녹음, 담홍색의 열매, 그리고 겨울나목의 절묘한 실루엣 · · ·

이쯤 되면 금방 감이 온다.

감나무라고  · · ·

 

오래전부터 감은 우리 민족에게 가장 친숙한 과일이었다.

집집마다 한 두 그루 정도는 심고 살았다.

요긴한 간식거리는 물론이고, 때로는 허기를 달래주는 먹거리이기도 했다.

너무 많이 먹어 변비로 힘들어하는 손주 녀석이 안쓰러워 할머니는 볼기짝을 때리면서 꼬챙이로 후벼 파는 정겨운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보리이삭이 익어가고 뻐꾸기 우는 초여름이면 감꽃은 시골아이들의 놀잇감이었다.

남자아이들은 제기차기, 여자 아이들은 은목걸이를 만들어 놀았다.

물론 먹을 수도 있어 오돌오돌 씹히는 식감도 나쁘지 않았다.

 

추석이 가까워질 무렵 설영근 땡감들이 후드득 후두둑땅에 떨어졌다.

그걸 주어다 항아리의 소금물에 담가 놓으면 신기하게도 떫은맛이 사라졌다.

가을 햇살을 받아 감이 익어갈 때 몇 개씩 던져 따다가 장독대에 올려놓으면 말랑말랑한 홍시가 되었다.

주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몫이었지만, 숟가락으로 파서 먹을 수 있어 삭힌 감보다는 먹기가 수월해 우리 엄니도 무척 좋아했다.

 

늦가을에는 가지마다 주렁주렁 열린 감을 수확해 곶감을 만들었다.

긴 겨울밤 출출할 때 꼬챙이에 꽂힌 곶감을 하나씩 빼서 형제들끼리 나눠 먹었다.

그 쏠쏠한 맛은 우는 아이를 달래고, 호랑이도 유혹할 수 있다는 전설도 들었다.

 

이윽고 겨울이 오면 감나무는 가지 끝에 까치밥 몇 개만 달랑 남기고 옷을 모두 벗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 나목의 실루엣은 한 폭의 그림이 되어 겨울의 살풍경을 푸근하게 만들어 주었다.

 

감의 작황은 개화와 수정이 이루어지는 초여름의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결실 이후에는 강수량에 따라 씨알의 크기와 당도가 결정된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감의 품종은 세 가지로 대별된다.

 

- 익으면 말랑말랑 해지는 "홍시" (일명 "연시")

- 땡감을 개량해 달달하고 아삭아삭한 "단감"

- 곶감 만들기에 적합한 "건시"

 

등이 있다.

여기에 각 지방 특산의 품종들이 추가로 더 있다.

 

- 길쭉한 상주 곶감의 "둥시"

- 납작하고 씨가 없는 청도의 "반시" 등이 그것이다.

 

반질반질한 잎의 모양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감나무는 원래 남부 수종이다.

때문에 추위에 약해 주로 대전 이남 지역에서 재배해 왔다.

하지만 추위에 강한 품종들이 속속 개량되면서 서울 경기와 강원도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감의 주산지는 지리산 기슭의 진영과 산청이다.

특히 "진영 단감"은 브랜드화에도 성공해 농가의 주요 소득원으로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브랜드화는 생산 - 선별 - 포장의 전 과정에 걸쳐 철저한 품질관리가 전제되어야만 지속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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