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觀我Story
튤립 이야기 본문
출처 : 모야모 자랑하기 웃는소나무(두물머리)
꽃은 저마다의 사연들을 품고 있다.
더러는 진부하기도 하지만 나름 전설과 꽃말도 갖고 있다.
그중에서 사연이 매우 특별한 꽃이 있다.
해마다 4~5월이면 알록달록 색색의 융단을 깔고 찾아오는 누구에게나 친숙한 꽃, 튤립이 그 주인공이다.
핑크톤(Pink Dream)
전설에서도 묘사되듯이 꽃은 왕관, 잎은 칼날, 알뿌리는 보물 자루를 닮은 것이 튤립의 생김새이다.
스펙이 너무 빵빵한 세 청년으로부터 동시에 구혼을 받은 처녀가 어느 쪽도 결정을 못하고 고민만 하다 죽어 꽃이 되었대나 뭐나 ···^^
산자고와 한 집안인 튤립의 고향은 터키를 비롯한 중앙아시아의 들판이다.
13~15세기에 걸쳐 전성기를 누렸던 오스만 제국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튤립이라는 이름은 유럽으로 전해질 때 꽃 모양이 그곳 사람들의 상징인 전통모자 "터반을 닮은"이라는 뜻의 현지어 tulipan 이 변형되어 Tulip으로 자리를 잡았다.
옐로 톤(Day Dream)
튤립의 사연이 특별한 것은 꽃과는 전혀 무관할 듯한 "버블경제의 위험성"을 극명하게 보여 준 첫 사례이며, 그 쓴 경험이 밑거름이 되어 화훼 대국으로 발돋움하는 초석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1630년대 당시는 유럽의 제국들이 바닷길 개척에 무한경쟁을 벌이던 대항해 시대의 초창기였다.
선발주자 포르투갈과 스페인을 발 빠르게 따라잡은 네덜란드는 식민지 개척과 후추 - 설탕 - 면화 - 녹차로 이어진 물물교환 무역으로 최고의 황금기를 누리고 있었다.
그 무렵 오스만 터키로부터 수입된 튤립은 귀족과 부호들의 호기심에 불을 댕기기에 충분했다.
정원에서 튤립을 기르고 새로운 품종의 보유가 신분과 부를 과시하는 수단이 되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했고,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구근 하나가 집 한 채 값이 되었다.
급기야 일반 대주들까지 가세하면서 존재하지도 않은 품종에 미리 배팅하는 일종의 선물투자까지 생겨났다.
레드톤(Leen Van Der Mark)
4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일확천금에 눈이 먼 인간의 욕망은 달라진 게 없다.몇 년 전 상영된 할리우드 영화 "Tulip Fever"에서도 당시 서민들의 생활 깊숙이 침투했던 투기 광풍들이 잘 묘사되고 있다.부풀대로 부푼 거품은 꺼지기 마련이다.꺼지는 순간 가격 하락은 순식간이다.하루아침에 빚더미에 오른 사람이 부지기수로 생겨났다.연쇄반응으로 네덜란드 사회 전체가 큰 혼란에 빠졌고, 마침내 빌린 돈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모라토리움을 법제화하는 촌극도 벌어졌다.이를 기회로 당시 잘 나가던 네덜란드의 경제 전체가 휘청거렸다.그 바람에 영국과의 전쟁에서도 패하면서 주도권을 남겨주었다.하지만 그 후 네덜란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활로를 찾았다.투기 광풍이 몰아쳤던 수년의 기간 동안에 갈고닦았던 신품종 개발의 경험을 살렸기 때문이다.전 세계 튤립 시장의 장악은 물론 기타 구근류의 시장에서도 압도적 점유율을 보유한 화훼 대국이 되었다.
오렌지톤(Orange Glow)
네덜란드가 수출하는 튤립 구근은 모두가 유전자 조작이 된 소위 "F1 품종"들이다.즉, 꽃의 특성이 한세대 이상 유전이 되지 않는다.매년 구근을 팔아 수익을 챙기려니 그 방법밖에 없다.그래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이 있다.작년에 사다 심었던 구근을 다시 심었더니 엉뚱한 색이 나오거나 지질하게 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거의 백 프로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꽃이 지는 5월 하순경에 남은 잎은 광합성을 해서 구근을 살찌워야 하는데, 우리나라 기후가 6월 초순부터 기온이 빠르게 올라가기 때문에 잎이 너무 빨리 사그라진다.그나마도 장마철에는 과습으로 구근이 썩어버리기 십상이어서 수입산에 비해 경쟁력이 없다.
구근 모습
튤립 역시도 장미 못지않게 수많은 품종이 개량되어 지금까지 8,000여 종이 나왔으며, 현재도 전 세계에서 300여 품종이 유통되고 있다.
국내에서 볼 수 있는 품종만도 300여 품종이 유통되고 있다.
국내에서 볼 수 있는 품종만도 100여 가지에 이른다.
해를 묵어도 퇴화하지 않는 원종이 아닌 개량형 튤립의 품종은 개화시기와 잎의 특징에 따라 3가지로 대별한다.
- 포스테리아(Fosteriana) 계열 : 꽃이 크고 병행에 강함, 4월 초순 개화 중생종
- 코우파니아(Koufmania) 계열 : 잎 폭이 넓고 자색무늬, 3월 하순 개화 조생종
-그레이기(Greigii) 계열 : 잎폭이 넓고 반점, 4월 중순 개화 만생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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