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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伴侶Companion Story

꽈리 이야기

Guanah·Hugo 2022. 9. 5. 22:59

출처 : 모야모 매거진

 

가을 초입 때쯤 연녹색과 진주황의 절묘한 색 혼합을 보이며 익어가는 꽈리 열매. 흡사 수줍음을 많이 타는 소녀의 볼을 연상케 하는데, 꽃말도 그 모습에 착안해 "수줍음"이다.

 

시골집 장독대 옆이나 담장 아래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꽈리는 열매를 감싸고 있는 주머니를 열면 빨간 과실이 나오고, 말랑말랑하게 한 후 씨를 빼내어 입안에 넣고 굴리면서 지그시 깨물면 "꽈드득 꽈드득" 청아한 소리가 나는 노리개가 된다.

 

꽈리를 잘 불면 시집 잘간다는 말이 우스갯소리인 줄 알면서도 여자아이들은 앞다투어 열심히 불며 다녔다. 아무리 애를 써도 잘 안 되던 우리 누이는 속이 상해 울기도 했다. 오 학년 이상이면 그 시절을 기억할 것이다. 동네 구멍가게에서 풍선 고무로 만든 꽈리도 팔았다는 걸 …^^

 

여러해살이임에도 꽈리는 생육이 빨라 파종 당해년부터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신기하게도 열매주머니(실제로는 꽃받침)가 시간이 지날수록 저절로 점점 낡아져서 망사처럼 변해간다. 그때쯤이면 영낙없이 통초롱속의 등불처럼 보여서 "등릉초(燈籠草)"라는 별명도 붙었다.

하지만 일찌감치 줄기를 베어서 거꾸로 메달아 말리면 열매 주머니의 원형이 오래도록 유지되는데, 실내 인테리어는 물론 꽃꽂이 고수들이 자주 애용하는 소재가 되기도 한다.

 

꽈리는 잎과 줄기와 뿌리 모두 감기, 천식, 이뇨 등에 약재로 쓰이는데, 특히 일본에서는 꽈리뿌리를 달여서 낙태시키는 데 사용했다고 한다. 그 이전에는 무시무시하게도 수은을 먹여 낙태를 시켰는데, 그 부작용이 너무 치명적이어서 꽈리 뿌리로 대체되었대나 뭐나 … 하여튼 여인네들의 슬픈 역사도 지켜본 녀석이다.

 

남유럽과 아시아가 원산인 꽈리는 타고난 번식능력에 힘입어 전세계 각지로 퍼져나가 다양한 품종으로 진화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름에 "꽈리"가 붙은 식물들 중에서 꽈리-땅꽈리만 같은 집안이고, 나머지는 모두 집안이 각각이라는 것이다.

 

위 사진 : 시계 방향으로

               산꽈리,  가시꽈리,  알꽈리,  땅꽈리

 

아래 사진 : 

               물꽈리아재비(좌), 노랑물꽈리아재비(우)

 

남유럽과 아시아가 원산지인 꽈리는 타고난 번식능력에 힘입어 전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 다양한 품종으로 진화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름에 "꽈리"가 붙은 식물들 중에서 꽈리-땅꽈리만 같은 집안이고, 나머지는 모두 집안이 각각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열매 모양이 비슷하다해서 싸잡아서 이름을 붙인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게다가 물꽈리는 없고 물꽈리아재비만 있는 것도 그 이유가 참 아리송하다. 그 중에서도 원예종으로 도입된 노랑물꽈리아재비는 연못이나 개울가 식재에 요긴하고, 페루꽈리는 특이한 열매모양 때문에 꽃꽂이 소재로 인기가 짱이다.

 

<이름에 꽈리가 붙는 녀석들>

 

#꽈리

#땅꽈리

#알꽈리

#산꽈리 (#좁은잎배풍등)

#가시꽈리

#물꽈리아재비

#노랑물꽈리아재비 (원예종)

#페루꽈리 (원예종)

 

 

(위 사진 : 페루꽈리 꽃과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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