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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of View london 영감을 만드는 도시, 런던

Guanah·Hugo 2026. 4. 30. 11:25

출처 :  영감을 만드는 도시, 런던 – Morning Calm

 

런던은 언제나 앞을 내다봤다.

홍수를 막는 수문을 예술 작품으로 빚어내고,

버려진 발전소를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공간으로 되살리며,

마천루 꼭대기를 시민의 정원으로 열어두는 도시.

기능과 아름다움,

전통과 혁신 사이에서 런던은

도시가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대영박물관의 그레이트 코트는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런던의 상징적 공간이다.

 

런던은 전통을 지키면서도 변화에 유연하게 응답해 온 도시다.

수문은 조각작품으로 변신하고,

버려진 발전소는 수백만 명이 찾는 미술관으로 되살아나고,

마천루 꼭대기는 템스강을 내려다보고 싶은 누구에게나

열린 정원으로 다가온다.

이 도시는 시간에 순응하는 대신

과거를 지우지 않은 채

켜켜이 축적된 시간을 다시 꺼내어 쓴다.

런던의 혁신은 과거를 밀어내지 않는다.

낡은 것 위에 새로운 쓸모를 덧입히고

그 위에 또 다른 시간을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다.

 

세인트폴 대성당과 테이트모던을 잇는 밀레니엄 브리지와

런던을 지키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동식 홍수 방어 시스템,

템스 배리어

 

도시를 바꾸는 아이디어들

 

무엇이 20세기 런던의 혁신을 상징할까?

1982년 런던 동부 울리치 인근 템스강 하류에 건립된

세계 최대 규모의 방재시설인 ‘템스 배리어’가 답을 알려준다.

1953년 3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낳은 북해발 대홍수를 계기로

수십 년간의 연구와 분석 끝에 템스 배리어 건설이 결정됐다.

평상시에 수문들은 강바닥에 눕혀져 있다가

홍수 위험이 감지되면 회전해 강 위로 솟아올라 굳건한 방벽을 구축한다.

그런데 침수를 막는 기반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런던시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강철로 만든 조개껍데기 모양의 은색 구조물은

아름다운 설치 조각품을 연상시키며

템스강의 새로운 경관을 창출한다.

고도의 토목 기술, 구조공학, 해양과학

그리고 건축디자인이 결합한 정수라 부를 만하다.

 

2000년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건립된

‘밀레니엄 브리지’는 런던 북부의 부유한 지역 시티오브런던과

남부의 오래된 지역 서더크를 잇는 보행자 전용 다리로,

단절된 도시를 연결하고

사회적 통합을 시도한 상징적인 사례다.

강을 사이에 두고 지속돼 온 사회·경제적 격차를 넘어

21세기 런던의 새로운 전환을 보여준다.

당대 최고의 기술과 공학,

건축미학이 어우러진 밀레니엄 브리지가

런던이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사회통합의 단초를 제공한 것이다.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체현한 런던 신시청사

 

 

 

 

런던시청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2022년 런던시청은 낙후된 동쪽 뉴엄 지구로 청사를 이전했고,

신축 대신 기존 전시 공간이었던 ‘크리스털’을 재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지속가능성과 재활용이라는 시대적 가치를

도시행정의 중심에 놓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런던시청은

시민을 위한 시설이 어떻게 도시의 혁신을 이끄는지 보여주는 선구적 사례가 됐다.

 

테이트 모던은 산업 유산을 현대 미술 공간으로 전환한 런던 재생의 대표적 상징이다.

 

일상의 사물과 디자인을 통해 창의적 사고를 확장하는 디자인 뮤지엄

 

다시 쓰는 시간

 

2000년 런던에 ‘테이트모던’이 등장했을 때 전 세계는 열광했다.

문을 닫은 뱅크사이드 파워 스테이션이

화력발전소의 원형을 유지한 채 현대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는 사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한 창조적 디자인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화력발전소의 핵심은 단연 터빈 홀이다.

이 공간은 연중 절반가량이 비워진 공공 공간으로 기능하는데,

템스강을 따라 걷던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들어와

산책하듯 머무르거나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날마다 반복되는 시간과 시민의 움직임을 품은

일상성이야말로 테이트모던을 세계적인 현대미술관으로 자리매김하게 한 원동력이다.

 

붉은 벽돌과 검은 철재구조를 간직한 배터시 파워 스테이션

 

한편 템스강 하류에는 배터시 파워 스테이션이 자리한다.

20세기 후반 무관심 속에 방치되던 이 화력발전소 건물은

한때 철거 직전에 내몰렸으나,

테이트모던의 성공을 계기로 재평가됐다.

테이트모던의 약 8배에 달하는 규모는 단일 기능을 넘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용할 만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고,

런던시는 이를 중심으로 유럽 최대 규모의 복합 재생 사업을 추진했다.

붉은 벽돌과 검은 철재로 구성된 내부는

산업화 시대 특유의 물성이 지닌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새로운 모델로 2024년 재탄생했다.

 

 

 

 

 

 

 

 

 

 

1989년 테런스 콘란 경이

바나나 창고를 개조해 설립한 ‘디자인뮤지엄’은

빠르게 런던을 대표하는 문화시설로 명성을 얻었다.

이후 전시 공간 확장을 위해

2016년 켄싱턴의 옛 영연방연구소를 리노베이션하고 자리를 옮겼다.

절제된 공간 구성과 다양한 동선은

관람객이 단순히 전시를 보는 것을 넘어 직접 경험하도록 유도하는데,

이는 디자인을 과정이자 관계로 이해하는 현대적 관점을 건축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석탄 창고를 개조해 상업 공간으로 재탄생한 콜 드롭스 야드
© Luke Hayes, courtesy of Heatherwick Studio

 

20 펜처치 스트리트의 스카이 가든은

도심 한가운데 녹지와 전망을 품으며 런던 고층 건축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큐가든의 온실은 자연과 건축이 어우러진 유리 정원이다.

 

수장고형 전시 공간, V&A 이스트 스토어하우스
© Hufton+Crow

 

녹지를 넘어, 도시를 다시 상상하다

 

런던 시민이 가장 사랑하는 장소는 아마도 왕립 식물원 ‘큐가든’일 것이다. 1

8세기 왕궁 정원에서 시작된 큐가든은

현재 약 132만㎡ 부지에 다양한 기후 존,

30여 개의 테마 정원을 중심으로

2만 7000종 이상의 살아 있는 식물과

850만 점이 넘는 건조 표본을 보유하고 있다.

1400명이 넘는 직원이 근무하는 거대한 연구소이기도 한 이곳은

1840년 대중에게 문을 연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자연으로부터 멀어진 도시인들에게

식물과 자연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할 기회를 제공해 왔다.

큐가든은 인류의 식물학 연구와 정원 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이는 큐가든이 단순한 관광 명소를 넘어

자연과학 연구와 환경보존을 아우르는 독보적인 장소임을 공인한 것이다.

 

런던은 명실공히 세계 금융·보험산업의 중심이다.

시티오브런던의 고층 건물에는 전 세계 금융·보험회사가 빼곡히 들어서 있어

시민이나 방문객이 특별히 찾을 이유가 없는 곳이었다.

그런데 2014년 완공된 ‘20 펜처치 스트리트’ 빌딩이 이 인식을 바꿨다.
일반적인 고층 건물과 달리 최상부에 스카이 가든을 조성해 무료로 개방한 것이다.

건물 최상부 세 개층에 조성된 스카이 가든은

온실을 연상시키는 구조 속에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상층부 테라스에는 양치식물과 무화과를,

중간층에는 소철류를,

하층부 테라스에는 다양한 색의 꽃을 식재해 입체적인 녹지 공간을 형성했다.

전면의 유리문을 통해 외부로 나가면

템스강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조망 공간이 펼쳐진다.

스카이 가든이 제시한 친환경 공공 공간은

고층 건물이 시민에게 사랑받는 도시의 일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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