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觀我Story
겨울의 난봉꾼 - 봄을 기다리는 마음 본문
내리는 눈의 햇살에 눈부셔
바라볼 수가 없어라
강렬한 햇살 아래
점점 살을 에이듯 파고드는
비수와 같은 칼날들이여
언제나 지난
네 추억에 얼룩져
남아있는 상처들에
다시 찾아오는
시린 가슴에 저미는
찬바람의 난봉꾼의 위용들과
맞서며
뉘엿뉘엿 넘나드는
태양 햇살아래 춤추며
눈부신 햇살에 번쩍번쩍 이는
어린 광대의
칼춤 시위에 노니는
어느 망나니의 서슬 퍼런
칼날에 감춰진
설원보다 더
하얀 늑대의 이빨들을
꼭 기억해야만 된다는 것을
곧이어
추풍낙엽 떨어지듯
동장군 기승에 떨어져
산산이 부서져버린
어느 이름 모를
파편들의 조각들에
들녘에
산야에
광야에
.
.
.
곳곳에 이름 모를 비목 되어
산산이 흩어져 떠나간
봄날 퇴비되듯
뿌려지고 거름이 되어가도
불어오는 모진 목숨은
눈보라에 이슬처럼 떨어져
사라진 선혈 위에
또다시 기승부리듯
기습하듯 눈발 날리어
너의 이름 모를 이름의 이름을
두 번 울리고 사라져
덮여버렸네
나는 이들이
무엇이 안타까워
스쳐 지나는
한 줌의
바람을 붙잡지도 못하고
그 길을 서성이다 못해
아쉬워 떠나지 못해
두 손을 펼쳐 보일 때면
어쩌면 잃어버린 시간 속에
더 큰 시련을
안고 떠나올지도 모르는
기약 없는 현실이 되었더구나
차라리 또다시 내리는
눈길 위에
분골쇄신하듯 흩어져버린
어느 장렬히 전사해 쓰러져 간
하얀 설원 위에 노니는
굶주린 늑대들의 일용할 양식을
나눠주듯 보살핌이 되어간다는 것을
차마 눈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초라한 외면 쪼가리 달랑
자존심 하나 심금 울리는 것이
고작 나의 노력의 전부가
되어갔을 때
따뜻한 봄날
꽃가루 뿌리며 날아오는
이듬해 피어날
봄의 여신의 따뜻한 손길에서
아지랑이 꾸물꾸물 대며
피어오르며 마음 녹여가는 것이
기다림이 되어간다는 것을
고작 그 먼 길을 따라나서며
찾아오는 봄의 소리를 찾아 헤맨
마음 하나가 전부였다는
사실 하나에 믿음을 보여주었을 때
온 대지의 기운을 덮여버리듯
다시 태어날 봄의 강령을
나는 눈으로 살짝 덮여주고
봄의 잉태를 기다리는 마음 앞에
조용히 한걸음 한걸음
호수에 얼어있는 빙판 위를 걸으며
뿌지직뿌지직
자각에서 깨어나듯
얼음 갈라지는 소리에
문득 지나온 계절들을
모두 잊힌 듯이 지나가 버리다
갈라진 호수 위 얼음 속에
갇혀버린 마음 하나 가둬버린 것이
내 전부의 삶이
희망이 되어갔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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