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 觀我 Story

어디 흔들리는 것이 - 너 하나뿐이랴 본문

관아觀我Guanah Story

어디 흔들리는 것이 - 너 하나뿐이랴

Guanah·Hugo 2023. 12. 6. 17:51

출처 :  갈대의 철학 사진에세이 | BAND

 

 

바람 불어와

가벼운 깃털을 지녔음에도

저 하늘에 날아갈 수 없는

운명을 지니고 태어나


흔들리는 것이

너의 가진 것의 전부였다고


어느 하얀 깃털이

모두 날아가 버리고

난 뒤에야


비로소

전라의 나약한

아픈 몸짓은

빙상 위의 발레리나를

꿈꾸는 천상의 이데아


쓸쓸히 남겨진 뒤안길

무형의 그림자 뒤에 나타난

한줄기 햇살에 의진 한 채

살아온 나날에

나의 위로움을 벗 삼고


나의 앞길을 비춰주고

늘 동경의 대상으로

흔들리며 살아와야 한다는


바람의 인연으로 다가오는

너를 나는

진정으로

사랑할 수밖에 없었네


너는 홍해를 건너는

모세의 기적의 발걸음처럼

사랑의 징검다리로 건너와 


사람의 가장

약한 마음의 급소를 건들고

너의 꼭두각시처럼 만들어

뭇사람들의 이성을 잃게 하고


아무런 바람의 변고도 없이

너를 스쳐지나 

다가오며 떠나는

떨어뜨리지 못하고

쓰러뜨리지 못하는 너를


늘 스쳐 지나는 인연일랑

벗할 수 없는 마음을  지닌 채


운명이 숙명으로 받아들이며

함께 걸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을 탓할 수만은

없었다는 것을


나는

불어오는 작은 바람에도

견디지 못하는


너보다

더 어리디 여린

갈대의 빈 마음을 지니고

태어났기에


쉽게 무너지는 마음을

너로 인해 삶을 지탱해 왔고

사랑해 왔었다


그래도 이룰 수 없는

신들의 향연에 초대받지 못해


차라리

나무이기를 바라는 것보다

잡초이기를 꿈꾸는

너의 너스레 한 넉살을

좋아했었던 나였기에


어쩌면 이것이

너와 나의 운명을

함께하는 길이라 여기며

살아가 리리


너와 나와의

걸어온 길

가야 할 길

남아있는 이 길이 


서로 멀고

가깝게 다가오더라도

서로 다른 마음

다른 사랑이었기에


그냥 나의 마음만이

그 길이 아니기를

바라며 또다시 갈길을

재촉해 보기로 하였지만


어느새인가

나의 눈가에 흐르는

아른거리는 불빛하나를

바라보게 되었어


사랑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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