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觀我Story
털머위 이야기 본문
출처 : 모야모 매거진 웃는소나무(두물머리)

모든 꽃들이 하나둘씩 사그라지며 다음 해를 준비하는 시월 중순,
그 시점이 되어서야 얼굴을 내미는 향기로운 녀석이 있다.
오상고절(傲霜孤節)의 모델인 산국과 감국이 쑥스러울 정도로 더 오랫동안 꿋꿋하게 버틴다.
서리가 내리면 꽃잎이 잔뜩 오므린 채 있다가 낮에 햇살이 비치면,
다시 활짝 피는 모습이 신통하기까지 하다.
주인공은 다름 아닌 "털머위"이다.

한국과 일본이 원산인 털머위는 시원시원하게 큼직큼직한 잎,
국화를 닮은 노란색 꽃이 긴 꽃대 끝에서 뭉태기로 피는 모습이 사뭇 인상적이다.
반그늘의 습윤한 토양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늘정원(shade garden)에서 값 비싼 호스타(Hosta)와 휴체라(Heuchera)를 대체할 만한 후보로 꼽히기도 하다.

< (좌) 머위, (우) 곰취 >
재미있는 것은 이름이 같은 항렬인 "머위"와 "털머위"가 집안이 각각 다른 먼 친척이라는 사실이다.
외모도 사뭇 다른데,
가장 큰 차이는 꽃의 모양과 개화시기이다.
잎 모양도 머위는 부드럽고 까칠까칠한 질감인데,
막상 털머위는 빳빳하고 잎표면이 매끈매끈하다.
사실은 잎 뒷면에 무성한 털이 있기 때문이다.

< 동의나물 >
꽃의 모양을 놓고 본다면,
털머위는 머위보다 곰취와 비슷하다.
그렇지만 잎의 질감이나 나물로 먹을 때 식감을 놓고 본다면,
이번에는 머위와 곰취가 매우 흡사하다.
이를테면 머위 - 곰취 - 털머위 간의 교차적 삼각관계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 무늬털머위 >
여기에 이름만 나물이지만 외모가 흡사한 독초인 "동의나물"까지 가세하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꽃이 피기 전에 잎모양만으로는 웬만한 고수가 아니고서는 구별이 어렵다.
그래서 해마다 봄철이면 독초를 약초로 오인해 식용했다가 응급실로 실려가는 사고가 빈발한다.
- 머위 (식용)
- 털머위 (약한 독성, 약용)
- 곰취 (식용)
- 동의나물 (강한 독성, 약용)

< 무늬털머위 희귀종들 >
이 중에서 잎과 꽃 모두 관상적 가치에서 앞서는 것이 털머위이다.
그러다 보니 일찌감치 원예용으로 개량되어 잎에 무늬가 있거나,
잎 자체가 특이한 형태로 변이 된 품종들이 등장했다.
무늬 없는 털머위에 비해 값도 상대적으로 비싼데,
잎이 특이한 모양이나 무늬가 있는 품종은,
한 촉에 수십만 원을 호가할 정도로 일부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누리기도 한다.

< 늦가을 털머위 산책길 >
아이러니칼 하게도 털머위는 꽃 자체의 내한성은 압도적으로 강하지만,
막상 전초의 월동능력은 영하 5도 ~ 9도 정도이다.
대전 이남의 남부지방에서는 상록으로 노지월동 하지만,
중부지역의 경우는 바람막이가 된 양지바른 곳이 아니면,
낙엽 이불 등으로 약간의 보온 조치를 해 주어야 겨울을 넘긴다.
.......................................................................................................
'반려伴侶Companion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엄격, 엉겅퀴(9월 18일 탄생화) 이야기 (0) | 2023.09.18 |
|---|---|
| 고독, 에리카(9월 17일 탄생화) 이야기 (0) | 2023.09.17 |
| 정의, 용담(9월 16일 탄생화) 이야기 (0) | 2023.09.16 |
| 꽃향유 이야기 (0) | 2023.09.15 |
| 화려함, 달리아(9월 15일 탄생화) 이야기 (0) | 2023.09.1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