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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그 매력적인 이야기(글 : 제임스 고먼, 사진 : 니콜 소베키)

Guanah·Hugo 2024. 8. 7. 20:57

출처 : [박쥐, 그 매력적인 이야기]-내셔널지오그래픽매거진 (nationalgeographic.co.kr)

 

박사 과정생 브룩 퀸(오른쪽)이 지도 교수인 섀런 스와츠와 함께,

브라운대학교 풍동 실험실에서 세바짧은꼬리박쥐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박쥐는 비행할 때 날개에 나 있는 미세한 섬모로 주변을 ‘감지’한다.

 

젊은 과학자였던 섀런 스와츠는 원래 긴팔원숭이를 연구했으나 박쥐 날개의 정교한 골격 구조와 포유류가 날 수 있게 된 진화적 변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래서 그녀는 영장류 연구를 잠시 중단하고 호주로 건너가 대형 박쥐의 일종인 날여우박쥐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본 협회의 탐험가이자 케냐 마사이마라대학교 소속 야생 생물학자인 폴 웨발라와 엘도레트대학교의 생물학과 학생인 에릭 케터가 케냐 남동부에 있는 스리 시스터스 동굴군에서 박쥐를 포획하고 있다.

박쥐의 발성을 기록하고 유전자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다.

 

스와츠는 골프장을 방문했던 어느 저녁나절의 일이 떠올랐다.

그곳에 있던 나무에는 박쥐가 무리를 이뤄 빽빽하게 매달려 있었다.

그녀에 따르면 해가 지면서 처음에는 박쥐 한 마리가 날아오르더니 그 후 몇 마리가 더, 그리고 연이어 수백 마리의 박쥐가 비상하며 “하늘에 박쥐들의 강”이 펼쳐졌다.

다음 날 밤, 현재 미국 브라운대학교 소속 생물학 및 공학과 교수인 스와츠는 동료와 함께 채집망으로 박쥐를 포획했다.

그녀가 난생처음 손에 넣은 박쥐는 날개 길이가 약 2m에 달하는 날여우박쥐였다.

“심장이 쿵쾅거렸습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존재는 태어나서 처음 본 것 같았거든요.”

그녀는 말했다.

 

박쥐는 어떻게 날까?

미국 로드아일랜드주에 있는 브라운대학교 소속 과학자들이,

사진 속의 이집트과일박쥐 같은 이 날개 달린 포유류를 풍동 실험실에 풀어놓고 비행 역학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사람들은 십중팔구 박쥐를 보면 자기도 모르게 몸서리를 칠 것이다.

서양 문화에서는 박쥐가 오랫동안 어둠과 악의 상징이었다.

또한 박쥐는 민속 분류학적으로도 애매한 동물이다.

조류는 아니지만 하늘을 날고 설치류는 아니지만 작고 털이 나 있기 때문이다.

 

웨발라가 케냐에 사는 박쥐의 음향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줄무늬잎코박쥐를 포획하고 있다.

향후 연구원들은 박쥐의 울음소리를 이용해 종을 식별하고 구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단순히 박쥐가 소름 끼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코로나19 사태를 일으킨 바이러스와 유사한 병원체를 포함해 전염병을 옮길까 봐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

따지고 보면 광견병에 걸린 개가 박쥐보다 훨씬 더 많은 인간을 죽이고 독감 바이러스는 오리와 돼지를 통해 전파되지만 이런 동물들은 박쥐만큼 공포감을 주지 않는다.

 

매일 밤 500만-1000만 마리에 이르는 볏짚색과일박쥐가 잠비아 카산카 국립공원 안에 있는 무화과나무 서식지를 떠난다.

무리는 과일을 찾아 약 50km를 날아간다. 카산카 국립공원은 포유동물인 볏짚색과일박쥐가 이동할 때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한다.

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규모의 포유류 이동에 속한다.

박쥐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심지어 전파하는 데 스와츠와 동료 생물학자들을 따라올 자는 없다.

많은 생물학자는 다른 포유류에서 박쥐로 관심을 돌리며 발견한 과학적 신비로움의 세계,

예를 들어 박쥐의 믿기 어려운 곡예비행이나 긴 수명 혹은 대부분의 암에 대한 부러울 정도의 저항성 등에 매료됐다.

세계 각지의 과학자들이 이런 비밀을 풀고 있다.

일부 과학자는 박쥐에게서 얻은 지식을 인간에게 이롭게 활용하기를 원한다.

다른 과학자들은 그저 박쥐의 기막힌 다양성과 진화사의 매력에 사로잡혀 있다.

이들은 박쥐가 단순히 날아다니는 쥐 이상의 존재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 한다.

 

가장 오래전에 화석화된 박쥐는 ‘이카로닉테리스 군넬리’다.

무게가 25g짜리인 이 박쥐는 화석을 통해 이미 5200만 년 전에 비행 능력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의 연구원들이 비행 전후 박쥐 날개의 체온을 재고 있다.

한 가지 수수께끼는 박쥐의 체온 조절 능력이 어떻게 환경 조건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크게 달라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집트과일박쥐가 브라운대학교 부설 항공역학 및 진화형태학 연구소에서 비행하고 있다.

박쥐는 3차원 형태의 날개를 제어할 수 있어 비행 중에 만나는 난기류에 즉시 대응할 수 있다.

 

브라운대학교 소속 과학자들이 박쥐에 착안한 로봇 ‘플래페루’를 제작해 비행 역학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로봇의 날갯짓 속도나 피부의 강성도를 조정해 각각의 변수가 비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살아 있는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할 때는 이 정도의 정확도를 구현해낼 수 없다.

 

박사 과정생 비벡 굽타가 미국 보스턴에 있는 노스이스턴대학교에서 개발 중인 로봇 ‘에어로배트’를 시연하고 있다.

이 로봇은 기존의 드론이 항행하기 어려운 도시 하수구나 동굴 및 좁은 공간에서 기동하도록 설계됐다.

 

[박쥐의 특별한 능력]

박쥐는 5000만 년에 걸쳐 나무 사이를 활공하는 동물에서 유일하게 하늘을 나는 포유류로 진화했다.

그 성공 비결은 박쥐의 여러 가지 독특한 적응력 덕분이다.

박쥐는 다른 동물들이 잘 활용하지 않는 환경, 즉 밤하늘에서 번성할 수 있게 됐다.

 

[공중에서 이뤄지는 민첩한 사냥 기술]

에오세에 최초로 등장한 박쥐는 공중에서 곤충을 사냥하기 위해 이미 반향 정위 능력을 발달시켰을 것이며,

오늘날 타운센드큰귀박쥐는 공중에서 사냥하는 데 매우 능숙하고,

반향 정위 소리가 조용하며 비행은 훨씬 민첩하다;

이 사진들은 본 협회의 사진작가 마크 시슨이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촬영한 타운센드큰귀박쥐의 사냥 장면을 보여주며,

박쥐는 0.5초 만에 나방을 찾아내고 한쪽 날개로 움켜쥔 후 먹이를 날개에서 꼬리 주머니로 옮긴 다음 비행 중에 머리를 숙여 나방을 꺼내 먹고,

애런 코코란은 이보다 더 세밀하게 포착한 사진은 본 적이 없다고 말하며,

그는 박쥐와 먹이 간의 상호 작용을 연구하는 연구원이자 본 협회의 탐험가이다.

 

[박쥐들의 세상]

1400종 이상의 박쥐가 지구상의 거의 모든 생물군계에 서식하며 약 530종의 식물이 박쥐를 매개체로 수분한다.

서식지 파괴와 기후변화로 인해 200종 이상의 박쥐가 현재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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