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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명국(秋明菊) 이야기 본문
출처 : 모야모 매거진 웃는소나무(두물머리)

늦더위가 물러가는 입추와 처서 무렵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요조숙녀가 있다.
분홍빛 고급진 브로치를 연상케 하는 화사한 자태로 가을을 밝혀준다 하여 붙은 이름 '추명국(秋明菊)'이다.

< 추명국 _ 분홍/흰색 >
송엽국의 경우가 그러하듯이,
추명국 또한 실제로는 국화와는 거리가 먼 아네모네(Anemone) 집안이다.
아네모네는 희랍어로 "바람"이라는 뜻이고,
영어명도 windflower,
우리말로는 바람꽃이다.

그래서인지 추명국의 외모는,
아네모네와 바람꽃을 쏙 빼 닮아 '가을바람꽃'이라는 별명도 있다.
초여름에 피는 바람꽃 - 꿩의바람꽃 - 홀아비바람꽃과는 한 집안의 사촌지간이다.
서양에서는 아네모네를 로맨틱한 사랑의 상징으로 여겨 신부의 부케로도 곧잘 사용된다.

흥미롭게도 이른 봄에 피는 변산바람꽃이나 너도바람꽃등은 씨앗의 모양과 번식방법이 각각 달라 아네모네와는 집안이 다른 먼 친척이다.
외모가 비슷해서 바람꽃이라는 이름을 갖다 붙였을 뿐 실제로는 바람꽃이 아니다.
자스민의 경우가 그러하다.
수많은 자스민 종류가 있지만,
오리지널은 네 가지 품종 밖에 없다.

< 아네모네_홑꽃 >
추명국의 국생적 정명은 대상화(待霜花)이다.
그대로 해석하면 "서리를 기다리는 꽃"이라는 뜻인데,
작명의 의도가 무엇인지가 좀 아리송하다.

< 아네모네_겹꽃 >
세상 어디에도 서리를 기다리는 꽃은 없다.
식물에게 서리만큼 무서운 적은 없기 때문이다.
오상고절의 상징인 산국이나 감국,
그리고 늦가을꽃 털머위까지도 마지못해 서리를 무릅쓸 뿐이지 기다리지는 않는다.
아마도 개화기간이 사흘도 채 안 되는 바람꽃 치고는 한 달 이상 서리 내릴 때까지 피고 진다는 것에 너무 골몰한 것은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하지만 서리에 맞아 빨리 스러지고 싶은 꽃이 어디 있겠는가?
추명국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정명이 좀 거북하지 않을까?

< 아네모네_브란다 >
어쨌든 대상화보다는 더 흔하게 불리는 이름인 추명국은,
여린 외모와는 달리 생명력이 강해 기르기에는 그리 까탈스럽지는 않다.
추위에도 강해 전국 어디서든 노지월동이 거뜬하다.
반그늘과 물을 좋아해 나무밑이나 약간 습윤한 곳에 심으면 더 편안해한다.
노지에서는 키가 80cm까지도 자라지만,
화분으로 기르면 키가 절반 수준에서 살아간다.
해가 묵을수록 포기가 늘어나면서 꽃이 점점 더 풍성해져 꽃동산을 이룬다.

< 바람꽃 >
< 추명국의 친척들 >
- 추명국 (대상화, Anemone hupehensis) 분홍 / 흰색
- 아네모네 (Anemone coronaria) 홑꽃 / 겹꽃
- 아네모네_블란다 (Anemone blanda)
................. 자생 바람꽃
- 바람꽃 (Anemone narcissiflora)
- 홀아비바람꽃 (Anemone koraiensis)
- 꿩의바람꽃 (Anemone raddeana)
- 화리바람꽃 (Anemone reflexa)
- 국화바람꽃 (Anemone pseudo-altaica)
- 세바람꽃 (Anemone stolonifera)
- 들바람꽃 (Anemone amurensis)
- 태백바람꽃 (Anemone pendulisepala)
- 남방바람꽃 (Anemone flaccida)
................. 이하는 이름만 바람꽃
- 변산바람꽃 (Eranthis byunsanensis B.Y.Sun)
- 풍도바람꽃 (Eranthis pundoensis B.U.Oh)
- 너도바람꽃 (Eranthis stellata)
- 나도바람꽃 (Enemion raddeanum Regel)
- 만주바람꽃 (Isopyrum mandshuricum)
......................................................................

< 홀아비바람꽃, 꿩의바람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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