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觀我Story
산소에 핀 제비꽃 - 나를 잊지 말아요 본문
출처 : 갈대의 철학 사진에세이 | BAND

다음 세상에는
아픈 세상에서 태어나지 말기를
산소에 피어난
오랑캐 꽃의 마음이 되어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사랑하는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
춘사월도 지나
오월이 다가옵니다

어느덧 세월은 흘러
훌쩍 커버린 자식들을 바라보면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고
이제야
그 눈길의 무게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세상에 빛을 주시고
고사리 같은 두 손을
하나 가득 움켜 짜듯
한없이 바라보던 그 눈길이
지금에서야
내가 부모가 되어가서
그 마음을
조금은 헤아릴 듯이 합니다

나 태어난 날처럼
님이 하늘에 한 점에 먼지가 도어
소천하시어 떠나시던 날

제 마음은
엄동설한의 대지처럼
꽁꽁 얼어붙어
세상마저
멈춰버린 듯했습니다

세상의 하늘 아래
제 손으로
흙의 이불을 덮어드리던 그날
지금도
눈물로 아련히 젖어옵니다

나 태어났을 때
세상의 업보를 가지고 태어났다며
밤낮으로 치성과 공덕을 드리시던
그 마음

잠시 세속을 떠난 마음이었을 때
어느 산사에서 무릎 꿇고
간절히 기도드리던
님의 알현된 마음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오늘같이 화창한 봄날
인적이라곤
아직도 봄바람에 붙어있는
꽃잎들의 행렬도
최후의 만찬을 기다리는 듯

님을 향한 발걸음에 꽃길을
열어주듯
한 올 한 올 실타래 감아올리며
꽃 연등의 행렬이
또 다른 인연의 업보로 이어집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그리고 나의 어머니

지금도 저는
신록이 푸르러가는 사월에
뒷산에 한창 피어난 진달래꽃을 꺾어
님의 가슴에 얹어드립니다

세상은 돌고 돌아가지만
아직도 나의 가슴에
멍울져 남아있는 사랑은

산소에 나란히 피어난
제비꽃을 바라보면

님께서 즐겨 들으시던
추억의 노래를 회자하며
나를 기억해 달라고 합니다

지금 부모가 된 자식 된 도리로
저희 자식에게
안고 살아가야만 하는 업보는

옛 님에 추억의 발걸음이
지남철 되어
또 다른 삶의 여정길이 되어
걸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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