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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답하여, 노랑 수선화(1월 2일 탄생화) 이야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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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답하여, 노랑 수선화(1월 2일 탄생화) 이야기

Guanah·Hugo 2023. 1. 4. 09:32

출처 : 모야모 매거진 꼬꼬마정원사

 

이름 : 노랑 수선화

학명 : Narcissus jonquilla

꽃말 : '사랑에 답하여'

꽃 운세 : 당신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군요.

자신을 향한 호의를 당연하다고 여기지 않고, 받은 것이 있으면 꼬박꼬박 돌려주기에 한번 맺은 인간관계를 오래 지켜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타인이 주는 관심과 사랑도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 자신을 향한 호의를 가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1월 2일 탄생화는 노랑 수선화입니다.

수선화는 외떡잎식물 백합목 수선화과 수선화속 식물의 총칭으로서 30여 개의 품종이 있는데, 흰색이나 노란색 등 다양한 색의 꽃을 피웁니다.

1월 2일의 주인공은 화관이 짧고 향이 강한 꽃을 일찍 피우는 황수선(Jonquil)입니다.

 

수선화는 지중해 연안에 스페인과 포르투갈 그리고 북아프리카 원산지인 여러해살이풀입니다.

하지만 한국에는 일찌감치 들어와서, 수선화라는 어엿한 이름을 얻었습니다.

수선화(水仙花)라는 이름에서 수선(水仙)은 물에 사는 선녀 혹은 신선을 의미하는데, 그 이름처럼 물가에서 자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선화는 높이 20 ~ 40cm 정도까지 자라며, 잎은 선형으로 자라고 꽃은 이른 봄 3 ~ 4월에 핍니다.

일부 종은 1월 하순부터 꽃을 피우기도 하는데, 제주도의 토종 야생 수선화, '몰마농'이 그 대표적 예이지요.

 

또한, 수선화는 씨앗으로는 번식시키기가 매우 어려운 대표적인 구근 식물입니다.

그래서 수선화를 키울 때는 씨앗을 파종하기보다는 마늘처럼 생긴 알뿌리를 심어서 기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여담으로, 제주도의 야생 수선화가 '몰마농'이라는 알쏭달쏭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유는 말()이 먹는 마늘(마농)이라는 뜻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수선화는 추사 김정희가 사랑했던 꽃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는 54세가 되던 1840년에 제주도로 유배를 갔는데, 수선화의 아름다움에 위로를 받으며 그 힘든 시기를 견딥니다.

그는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습니다.

 

수선화(水仙花) - 추사 김정희

 

 

一點冬心朶朶圓(일점동심타타원)

한 점의 겨울 마음이 송이송이 둥글어

 

品於幽澹冷雋邊(품어유담냉준변)

그윽하고 담담한 기품은 냉철하고 빼었구나

 

梅高猶未離庭?(매고유미이정체)

매화가 고상하다지만 뜰을 못 벗어나는데

 

淸水眞看解脫仙(청수진간해탈선)

해탈한 신선을 맑은 물에서 정말로 보는구나

 

거친 돌과 거센 바람만이 있을 뿐, 반기는 이 하나 없이 황량했던 제주도의 유배지에서 추사 김정희는 겨울을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수선화의 자세로 그 유명한 서체, '추사체'를 완성했습니다.

괴이하면서도 발랄하고, 긴장감을 주면서도 유연했던 그의 추상화 같은 추사체는 제주의 거친 겨울바람을 맞으면서도 그윽하고 담백한 기풍을 잃지 않는 수선화 같은 아름다움을 지녔지요.

 

수선화에는 보통 '자기애', '자존심'이라는 꽃말을 지니고 있으나, 특별히 노랑 수선화는 '사랑에 답하여'라는 꽃말을 지니고 있습니다.

팀버튼 감독의 2003년 작 영화, '빅 피시(Big Fish)'는 노랑 수선화가 영화의 중심 소재로 등장합니다.

 

영화의 주인공 에드워드는 서커스장에서 우연히 산드라를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그는 산드라가 좋아한다는 노란색 수선화를 들고 그녀를 만나러 가지만 그녀에게는 이미 약혼자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돌아서서 이렇게 외쳤습니다.

"산드라, 당신을 사랑해요, 난 꼭 당신과 결혼할 거예요!"

 

며칠 뒤 잠에서 깬 산드라가 창문을 열자, 노란 수선화가 집 앞 가득 피어있었고 그 가운데에 에드웨드가 서 있었습니다.

놀라는 산드라에게 에드워드는 담담하게 말합니다.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꽃이에요 · · · ·5개 주의 꽃집들에 모두 전화를 했죠. 내 아내와 결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에드워드의 무모할 정도의 순정은 약혼자의 폭력적인 성향에 질려있던 산드라 마음을 움직이는 데 성공하고, 그 둘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게 됩니다.

 

거친 겨울바람 속에서 해탈한 신선처럼 피어나는 추사 김정희의 수선화와 불가능해 보이는 사랑도 활짝 꽃 피우는 노랑 수선화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여러분 모두 수선화처럼 밝게 빛나는 결실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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