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觀我Story
신은 살아있는가? - 시인은 살아있는가? 본문
출처 : 갈대의 철학 사진에세이 | BAND

내 안에 신은
오래전에 떠났다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강물 흐르듯 유유히 떠났다

잡을 수 없는 마음은
붙잡을 수 없는 사랑처럼

그렇게 나의 신은
가혹스러울 정도로
나에게 작별 없이
이별을 고했다

그래서 나는
내 안에 신 대신
내 안에 시를 찾는다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저녁
신들의 산책 시간

일찌감치 가던 길 멈추고
내 안에 떠난
나의 신을 기다리지만
나의 신은 내려오지 않는다

아주 오래전
익숙하게 다니던 그 길에
내가 익히 알던 신은

천사의 날개가 되어 날아올라
더 이상 내려오지 않고
날갯짓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슬프다

내가 원할 때 나타나지 않고
내가 원치 않을 때 나타난다

내 안에 신은 떠났지만
때론,
신들린 사람이 되어
신의 가호가 있기를 기도드린다

신들의 완력 다툼에 밀려
신들조차 외면한 나의 신은
그날로 슬퍼할 겨를도 없이

나는
신을 찬양할 시를 적고
신의 경계마저 무너뜨린
신의 세계의 범주에서 나타난

또 다른 신의 우상을 만든
그들을 숭배하고 찬양하는 무리에

남겨진 신의 교리는
신의 섭리 따라
생태계의 가교 역할을
한 편의 시의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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