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觀我Story
호암미술관 관람 단상(斷想) 본문
출처 : (사)국립춘천박물관회 | BAND
[구상도(九相圖)]
인간이 죽어서 변해가는 아홉 가지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인간이 죽어서 변해가는 아홉 가지 모습을 그린 것이다.
시신을 들에 방치하여 들짐승으로 하여금 쪼아먹게 하는 풍장(風葬)을 지낼 때,
변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9단계에 나눠서 그린 그림이다.
일본 불교에서 가끔 그리는 불화(佛畫)의 일종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본 적이 없다.
구상도를 살펴보자. 이번 호암미술관 특별전에 2점이 출품됐다.
일단 그림 속 시신은 여성이다.
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던 경국지색(傾國之色)의 사후 변해가는 모습이 드라마틱하니까.
남성보다 여성 모델이 훨씬 더 많은 이치 아닐까 싶다.
어쨌든 구상도는 몹시 흉측하고 징그럽고 끔찍하다.
어쨌든 구상도는 몹시 흉측하고 징그럽고 끔찍하다.
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자비, 온화, 근엄 등 불화에 대한 우리의 상식, 고정관념이 여실히 깨지고 만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사람, 아니 동물은 물론 식물까지 낳고, 자라고, 병들고, 죽고 하는 생로병사(生老病死)에 이어 미생물에 의한 분해과정을 거쳐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순환은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철칙(iron law)이다.
그 어떤 생명체도 거역할 수 없는 절대불변의 섭리이다.
바로 이런 현상을 극적으로 표현한 저런 불화야말로 어떻게 보면 제행무상(諸行無常) 제법무아(諸法無我) 그리고 열반적정(涅槃寂靜) 아니겠는가.
그러니 끔찍하긴 해도 무척 불교적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일본의 구상도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52대 사가[嵯峨] 천황의 정실이었던 단린[檀林, 786~850] 황후를 주인공으로 그린 것이다.
일본의 구상도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52대 사가[嵯峨] 천황의 정실이었던 단린[檀林, 786~850] 황후를 주인공으로 그린 것이다.
단린황후는 특출난 미녀이자 독실한 불교신자였다.
야사에 따르면 삶은 덧없다는 인생무상을 몸소 보여주려 자신이 죽으면 시신을 들에 방치하도록 했다고 한다.
이제 호암미술관에 전시 중인 작품을 보자. 2점이 전시 중인데 그 중 하나.
◇기쿠치 요사이 필 구상도
1848년 에도시대, 보스턴미술관 소장. 족자 형태로 제작된 한 폭의 그림이다.
이제 호암미술관에 전시 중인 작품을 보자. 2점이 전시 중인데 그 중 하나.
◇기쿠치 요사이 필 구상도
1848년 에도시대, 보스턴미술관 소장. 족자 형태로 제작된 한 폭의 그림이다.
구상도에 9라는 숫자가 있듯 9개 장면을 모두 한 폭에 담았다.
기쿠치 요사이[菊池容齋, 1788~1876]가 그린 작품으로 에도막부 말기, 메이지시대 초기에 활동한 무사이자 화가이다.
기쿠치 요사이[菊池容齋, 1788~1876]가 그린 작품으로 에도막부 말기, 메이지시대 초기에 활동한 무사이자 화가이다.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다른 구상도도 대략 이런 흐름이라고 한다.
전체 모습이다. 아래 오른쪽부터 숫자 순으로 위로 올라가며 Z자 형태로 배열돼 있다. <사진: 호암미술관>
1. 생전상(生前相): 생전 아름다움 영원할 것 같지만... 흩날리는 꽃 열흘이 채 못 가듯 우리네 인생도 잠깐.
1. 생전상(生前相): 생전 아름다움 영원할 것 같지만... 흩날리는 꽃 열흘이 채 못 가듯 우리네 인생도 잠깐.
2. 신사상(新死相): 갓 죽은 여인의 앞에서 누군가 슬피 울고 있다.
3. 팽장상(膨腸相): 죽은 뒤 시간이 지나면 내부에 가스가 차기 시작해서 온몸이 부풀어 오른다.
4. 혈도상(血塗相): 부패가 진행돼 가스에 의해 피가 흘러나오고 안구 등이 몸 밖으로 튀어나오게 된다.
5. 방란상(肪亂相): 살이 녹아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6. 충담상(蟲啖相): 구더기가 끼고, 들짐승과 날짐승이 뜯어먹는다.
7. 청어상(靑瘀相): 몸에 가죽이나 살은 거의 남지 않게 된다.
8. 백골상(白骨相): 뼈만 남았고 이마저 해체된다.
9. 골산상(骨散相): 뼈마저 산산히 흩어져 자연으로 돌아간다. 오륜탑(五輪塔)이 이를 상징한다.
◇오노노 고마치 필 구상도
18세기 수묵화 형태로 그려진 또 다른 구상도를 감상해보자. 오노노 고마치[小野小町] 작. 대략 위의 구상도와 의미는 같다.
**사진 출처는 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Nine_stages_of_decay
◇오노노 고마치 필 구상도
18세기 수묵화 형태로 그려진 또 다른 구상도를 감상해보자. 오노노 고마치[小野小町] 작. 대략 위의 구상도와 의미는 같다.
**사진 출처는 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Nine_stages_of_decay
1.생전의 모습. 죽음을 앞두고 인생무상을 담은 시를 썼다.
2.마침내 죽었다. 사랑했던 가족은 슬퍼하고...
3.밖에 놓인 시신의 복부가 팽창하고...
4.피가 흘러나오고...
5.시신은 부패되고...
6.야생동물과 새가...
7.살은 없어지고 뼈만 남아...
8.그나마 뼈도 흩어지고...
9.오륜탑엔 그녀의 이름이 새겨지고...
◇오륜탑
오륜탑(五輪塔)은 하부에 땅을 상징하는 사각형의 지륜(地輪),
그 위에 물을 상징하는 원형의 수륜(水輪),
불을 상징하는 삼각형의 화륜(火輪),
바람을 상징하는 반월형의 풍륜(風輪),
맨 위에 공(空)을 상징하는 둥근 형태의 공륜(空輪) 등 5층 구조로 돼 있다.
각 층엔 땅, 물, 불, 바람, 공을 뜻하는 범어가 새겨져 있다.
고대 인도에서 우주의 구성요소라 생각했던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선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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