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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 개암나무(10월 6일 탄생화) 이야기

Guanah·Hugo 2022. 10. 6. 22:59

출처 : 모야모 매거진 꼬꼬마정원사

 

이름 : 개암나무

학명 : Corylus heterophylla

꽃말 : '화해'

꽃 운세 : 당신은 인정이 많으면서도 때에 따라서는 냉정할 수 있기에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이 어울립니다.

주위에서 당신에게 동경을 품고 있는 사람은 많으나, 당신은 상대방의 결점을 잘 찾아내기에 다른 이를 선뜻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지나친 냉정함을 버린다면 많은 사람이 따를 것입니다.

 

10월 6일 탄생화는 자작나무과 개암나무속의 낙엽 활엽 관목, 개암나무입니다.

옛날에는 개암나무 열매를 많이 먹었기에 개암나무를 모르는 이가 적었으나, 요즘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같은 개암나무속에 속하기는 하지만 종이 엄연히 다른 헤이즐넛, 또는 서양 개암나무(Corylus avellana)를 더 잘 아시는 분이 많지요.

 

개암나무는 사투리로 깨금 나무라고도 하는데, 봄에 꽃이 피고 가을에 열매가 익는 나무입니다.

키가 큰 나무는 아니어서 다 자라도 3~7m밖에 되지 않기에 열매를 따기가 비교적 쉽습니다.

개암나무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생하며, 숲 가장자리의 경사 지대나 햇볕이 잘 드는 길가를 찾아보면 자라고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개암나무의 열매는 식용하는데, 과육을 먹지는 않고 그 안쪽의 하얀 속살을 지닌 알맹이를 먹습니다.

고려 때는 제사를 지낼 때 앞줄에 놓았다는 기록이 있으며, 《조선왕조실록》에도 제사 과일로 등장합니다.

 

그런데 개암은 그 크기와 맛이 밤에 비할 바는 되지 못하여 '개밤나무'라고 부르다가 개암나무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임진왜란 전후로 개암은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 과일이 되었습니다.

임진왜란을 통해 여러 음식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밤보다 맛이 떨어지는 개암을 더는 올리지 않게 된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암은 어린아이들에게는 언제나 인기 있는 간식이었습니다.

개암은 물고 깨물면 '딱'하는 재미있는 소리가 나며, 속살에서는 생밤처럼 나름대로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나서 옛날, 산과 들을 돌아다니며 놀던 아이들에게는 좋은 간식이었지요.

또한, 더는 제사상에는 올라가지는 않았지만, 개암을 깨물었을 때 나는 '딱'하는 소리가 도깨비를 쫒는다는 믿음 때문에 개암은 정월대보름에 밤이나 호두 등과 함께 부럼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개암은 이처럼 생으로 먹기도 하지만, 가공하여 먹기도 합니다.

껍데기를 까서 삶거나 구워 먹기도 하며, 가루를 내어 떡을 만드는 데 넣어 먹기도 합니다.

또한 개암의 즙에 쌀을 갈아 넣어서 죽으로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이 죽을 개암죽, 혹은 진자죽이라고 합니다.

한방에서는 개암이 기력을 돕고 눈을 좋게 하며, 위장을 튼튼하게 한다고 보았으며, 밥맛을 돋우는 약, 자양강장 약, 기침약으로 썼습니다.

 

개암나무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져 옵니다.

옛날, 어느 가난한 나무꾼이 살았습니다.

나무꾼은 산에서 나무를 하다가 잘 익은 개암을 발견하고 정신없이 따 모았고, 그러다 날이 저무는 줄도 몰랐습니다.

산에 호랑이가 출몰하던 시절이었기에 나무꾼은 허둥지둥 산에서 내려오다가 전에 보지 못한 빈집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사람이 사는 흔적은 없었기에 그는 그 빈집에서 밤을 새우기로 하고 방에 들어가 잠을 청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어디선가 갑자기 도깨비들이 몰려왔고, 놀란 나무꾼은 옷장에 들어가 숨습니다.

도깨비들은 방에 둘러앉아 방망이를 두드렸는데, "밥 나와라"하면 밥, "떡 나와라!"하면 떡이 수북이 쌓였습니다.

 

그 모습에 배가 고파진 나무꾼이 숨어서 개암을 깨물자 그만 "딱!"하고 큰 소리가 났습니다.

그러자 이상한 소리에 혼비백산한 도깨비들은 음식과 방망이를 그대로 놔둔 채 모두 달아나 버렸습니다.

나무꾼은 도깨비방망이를 들고 내려와 마을에서 제일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소문이 퍼지자 이웃의 한 욕심쟁이 영감이 나무꾼과 꼭 같이 개암을 따서 주머니에 넣고 도깨비들이 몰려드는 기와집에 미리 숨어들어 밤이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들은 그대로 도깨비들이 몰려와 웅성거렸습니다.

이때라고 생각한 영감은 일부러 큰 소리가 나도록 개암을 있는 힘껏 깨물었고, '딱'하는 큰 소리를 내었습니다.

 

그러나 한번 속은 도깨비들은 두 번 속지 않았습니다.

도깨비들을 영감을 붙잡아 방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방망이 도둑으로 몰아 흠씬 두들겨주었다고 합니다.

 

10월 6일 탄생화인 개암나무의 꽃말은 서양에서 붙은 것은 많기에 '화해'라는 꽃말과 우리 문화 속의 개암나무가 그리 썩 어울리지는 않습니다.

개암나무처럼 실속 있는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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