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을 기다리는 마음 - 여명의 등불

출처 :  갈대의 철학 사진에세이 | BAND

 

오늘은

당신이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내일은

오늘처럼

당신이 미치도록

기다려온 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내일을

기다리며 떠나 오기까지

내겐 언저리 지나온 어제가

그대의 얼굴이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어느새 꽃이 피고

새가 우는 계절이

돌아올 때쯤이면

계절이 어김없이 돌아오듯이

때가 되면

연어의 모천회귀 본능처럼

그대가

잊힐 때쯤이면

다시 사랑이 시작되어

돌아오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나는 무엇이 애태워

그토록 기다려 주지 않는

이 시간들을 붙들다시피 하듯

야속하기도 하겠지만

알아가면서도 깨닫게 되는

그리운 한 점 건져볼까 하는

아쉬운 추억을

잠시 회상해 가는 것도

삶의 미덕인지라

제 인생의 미담이 되어갈 줄은

미처 몰랐던 것처럼

꿈꾸는 그리운 이의 마음에

포석이 되어가기 위한

지남철의 인생이 되어갑니다

그래도 내겐

내일을 기다릴 수 있는 것은

오늘의 행복이

마냥 슬프지 아니한 것은

그것도 잠시 기뻐할 틈새도 없이

이른 아침 동트기 전에

여명의 길을 나서며

떠오를 해를 기다리는 마음이

내 인생에 있어

내일을 기다리는 마지막의

여명의 등불과 같은 마음이

되어가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