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아觀我Guanah Story
개망초 - 망초대
Guanah·Hugo
2024. 5. 31. 07:08
출처 : 갈대의 철학 사진에세이 | BAND
개망초 피어나는
내 고향 언덕에 올라
섬강 들녘의 강둑에 홀로 앉아
먼 산에 걸쳐 있는
하늘을 바라보노라면
내 고향 언덕에 올라
섬강 들녘의 강둑에 홀로 앉아
먼 산에 걸쳐 있는
하늘을 바라보노라면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구름 한 점에
초심의 하늘 아래 누워 버린
유유히 말없이 흐르는 강물에
황혼에 젖어드는 바람에 이는
노란 물결의 파고가
갈대가 춤추듯 노래하고

타다 만 잿빛에 검붉은 노을은
떠내려간 지난 나의 청출어람에
구슬픈 섬강을 애써 불러보는
망초대 사연을 들어보아야 한다

내 마음도 저 하늘과 같으면
흘러 흘러 떠가는 구름 한 점에
내 마음도 실어 너의 곁으로
떠나보낼 수 있으면 좋으련만

흐른다는 것은
언젠가는
멈춤이 있는 곳에 다다르니

무언의 흔들림에 떠나는 너는
개망초 꽃 피어날 무렵에
이미 금계국에 묻혀
너에 대한 위로와 슬픔은
섬강 따라 흘러 떠나간다지만

어느 백발이 되어가다
아득히 아스라이 사라져 가는
운무에 가리듯 떠나는
정거장 없는 이정표를 기억해야만 한다

고뇌에 찬 너의 뒷모습을 바라볼 때엔
지난 옛 얼굴의 자화상에 피어난
개망초 꽃이 내 머리 위에
잔설처럼 수북이 쌓여 갈 때
나는 너에 대한 그리움을 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