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아觀我Guanah Story
돈(돌) 나물 - 세상의 풍파
Guanah·Hugo
2024. 5. 22. 06:49
출처 : 갈대의 철학 사진에세이 | BAND
세상의 돌틈에 끼어도
이렇게 아름드리
들꽃처럼 피어날 수 있었을까
시집올 때 족두리 꽃을
머리에 이고 지고 떠나와
흐드러지게 늘어뜨리며
피어난 것이
꼭 나의 어머니 청춘의 꽃이
돌 틈바구니 사이사이로
피어났어야 하는 마음이
너의 마음이 되어갔더구나
돌틈에 끼어
하마터면 모를 뻔
지나치나 했는데
차마 다행이다. 다행이야
이 못난 세상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너의 마음이야 하겠냐마는
너의 인생살이나
나의 인생살이나
별반 차이가 안 나는 것은
세상의 풍파에 끼어들어도
한 떨기 꽃을 피워내는
인내의 꽂이 먼저 피어나서
네가 이토록 아름다움을
지켜내고 가꾸어 갈 수 있을 테니
아마도 세상의 모진 풍파의 감내를
다 막아낸 어머니 품속 같은
성채 같은 돌 담장이 굳건히 지키고 있어
너의 비바람을 이겨내는
원천의 마음이지 않나 싶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