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아觀我Guanah Story
등불처럼 - 등나무꽃의 마음이 되어
Guanah·Hugo
2024. 4. 26. 22:59
출처 : 갈대의 철학 사진에세이 | BAND
한 자루 촛불이 되어
등불로 타오르다
등나무꽃처럼 피어나 맺혀
촛농의 와불이 되어
떨어지는 너
등불로 타오르다
등나무꽃처럼 피어나 맺혀
촛농의 와불이 되어
떨어지는 너

평생을 등허리 펴기 전에
세상을 이리저리 휘감아 돌고
내 의지대로 홀로서기할 수 없이
돌고 도는 산허리 축 휘감는
세상의 마루타 인생
돌고 도는 산허리 축 휘감는
세상의 마루타 인생

언제나 태양이 지난 자리를
벗 삼아 돌고 돌아가는 인생이
차마 내 살아온 인생이
너의 인생이 그랬더라면
좋았을 것을

여름엔 넝쿨지어 그늘을 만들고
가을지나 겨울엔
그저 앙상한 뼈마디에 이슬 맺힌
초라한 벤치에 앉아있는 이 없는
쓸쓸한 계절을 맞이할 때면

너의 운명은
늘 시계추처럼 돌아가다 멈추는
나만의 인생
나만의 굴레 길 사연이 되어가네

산에서 만나지 못한
네 일생의 일부를
내게 아름드리 전해준
너의 삶이 그랬던 것처럼
나의 인생도 그렇게
어느새 너처럼 닮아가고 있는 것은

어쩌면
우리네 인연이라는 것이
떼어내어도 뗄 수가 없는
소용돌이 인생의 정으로 묶여있는
저 등나무 꽃의 마음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연의 만남이 되어가더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