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의 신, 페르세포네(Persephone)

출처 :  미술로 여는 세상 | BAND

 

하계의 신, 페르세포네(Persephone)

제우스는 두 건의 납치 행각을 저지릅니다.

하나는 소아시아의 공주 '에우로페'이고,

다른 하나는 트로이의 왕자 '가니메데스'죠.
납치는 원래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던 우리가 쓰던 방법은 아니었는데 물 건너 서양에서 온 것입니다.
서양에서 얼마나 납치가 횡행했으면 그리스 신화 속 신들의 제왕 제우스마저 납치를 즐겼을까요.
로마의 초대 왕 로물루스도 왕위에 오른 뒤 제일 먼저 한 일이 사비니 족의 여인들을 납치하는 것이었습니다.
신들의 제왕이나 왕이 그랬다면 보통 사람들이야 오죽했겠습니까?...
오늘 포스팅 내용도 또 하나의 납치사건! 죽음과 지하세계를 관장하는 신,

하데스에게 납치 당한 '페르세포네' 이야기입니다.

 

Enlèvement de Proserpine, Alessandro ALLORI.

그리스 신화에서 페르세포네는,

제우스와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꽃밭을 거닐다 하데스에게 납치되어 하계로 끌려갔습니다.
어머니 데메테르의 강력한 요구로 페르세포네는 다시 지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지만,

하데스가 건넨 석류를 먹는 바람에 하계를 완전히 떠나지 못하고,

1년 중 3분의 2는 지상에 머물고,

나머지 3분의 1은 하계에서 하데스의 아내로 지내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페르세포네의 납치> 파울 루벤스, 17세기경, 레옹 보나 미술관.

 

<페르세포네의 납치> 프랑수아 부셰, 1769년, 캥페르 미술관.

 

Enlèvement de Proserpine, Nicolas MIGNARD.

 

Enlèvement de Proserpine, William ETTY.


*하데스의 페르세포네 납치 사건

지하세계의 왕 하데스도 제우스처럼 사랑을 얻기 위해 납치를 감행했다.
그는 제우스와 데메테르 사이에서 태어난 딸 페르세포네를 사랑했다.
제우스는 그의 청혼을 받아들이고 싶었다.
지하세계의 왕 하데스를 사위로 묶어 두는 것은 전략적으로 아주 중요했다.
하지만 제우스는 딸을 끔찍하게 사랑했던 데메테르를 설득할 자신이 없었다.
데메테르는 딸이 영원히 캄캄한 지하세계에서 지내야 하는 것을 참지 못할 것이 뻔했다.
제우스는 하데스에게 명확한 대답을 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상태로 일관했다.

 

루카 지오다노, <페르세포네의 납치> 1684~1686

하데스는 제우스의 마음을 읽었다.
비록 제우스가 공식적으로 결혼을 허락하지는 않았어도,

그의 침묵을 자신에게 페르세포네를 마음대로 해도 좋다는 사인으로 이해했다.
그는 어느 날 페르세포네가 수선화 꽃밭에서 노는 것을 보았다.
그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기회를 노리고 있다가,

페르세포네가 수선화 꽃을 꺾으려는 순간,

마차를 타고 땅을 가르며 나와서는 잽싸게 그녀를 납치해 갔다.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 폼페이 벽화를 모사한 그림

데메테르는 밤이 되어도 딸이 돌아오지 않자 당장 딸을 찾아 온 세상을 돌아다녔다.
그녀는 밤이면 양손에 횃불을 들고 아흐레 낮 아흐레 밤을 사방팔방을 찾아 헤맸지만 딸의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데메테르는 식음을 전폐하고 씻지도 않고 옷도 갈아입지 않고 찾아다녔다.
열흘 째 되는 날 마침내 태양신 헬리오스가 그녀를 불쌍하게 생각하여 사건 전말을 알려주었다.

헬리오스는 높은 곳을 떠다니며 모르는 게 없었기 때문이다.

 

<페르세포네의 귀환> 프레더릭 레이턴, 1891년경, 리즈 미술관.

데메테르는 이 납치 사건에 교활한 제우스가 개입되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분노했다.
그녀는 짐짓 아무것도 모르는 체 제우스에게 대지의 여신으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반납하고,

더욱더 줄기차게 딸을 찾아 헤맸다.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가 손을 놓아 버리자 대지는 불모의 땅이 되어 버렸다.
그걸 보고 제우스가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하데스에게 당장 페르세포네를 어머니에게 돌려보내라고 명령했다.

 

<석류를 먹는 페르세포네>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1874년, 테이트 브리튼 갤러리.

하지만 하데스는 이제 그녀를 보내고 싶어도 보낼 수 없었다.
그녀는 허기를 이기지 못하고 이미 지하세계에서 석류 몇 알을 먹었기 때문이다.
지하세계에서 한 번이라도 음식을 먹으면 영원히 지하세계에 머물러야 했다.
결국 제우스가 중재안을 내놓았다.
하데스는 데메테르가 다시 대지를 돌보는 조건으로 그녀와 합의를 보았다.
그때부터 페르세포네는 1년의 3분의 1은 지하세계에,

3분의 2는 어머니 품에서 지내야 했다.

(신화, 세상에 답하다, 2009. 11. 9., 바다출판사)

 

Charles-Joseph Natoire(1700–1777), Psyché obtenant de Proserpine l'elixir de beauté, 1735

 

Enlèvement de Proserpine, Charles de LA FOSSE.

 

Enlèvement de Proserpine, Carlo NUVOLONE.

 

Enlèvement de Proserpine, Il PADOVANINO.

 

Enlèvement de Proserpine, Hans von AACHEN.

 

<하데스의 페르세포네 납치> 16세기 화가 니콜로 델라바테의 작품.

저승 신의 출현으로 하늘과 땅의 분위기가 섬뜩하다.

그림 오른쪽 위에, 하데스가 몰고 온, 검은 말이 끄는 수레가 보인다.

 

Enlèvement de Proserpine, REMBRANDT.

 

Enlèvement de Proserpine, Boris VALLEJO.

 

<페르세포네의 납치> 알브레히트 뒤러, 1516년, 안톤 울리히 미술관

 

Italy. Renaissance relief, Rape of Persephone. Brooklyn Museum Archives, Goodyear Archival Collection.

 

Enlèvement de Proserpine, Jan Peter van BAURSCHEIT.

 

곡식의 여신 데메테르와 씨앗의 운명을 상징하는 페르세포네 사이에 서 있는 트리프톨레모스.

 

Pinax of Persephone and Hades from Locri.

Reggio Calabria, National Museum of Magna Graecia.

 

Sarcophagus with the abduction of Persephone.

Walters Art Museum. Baltimore, Maryland.

 

From L-R, Artemis, Demeter, Veil of Despoina, Anytus, Tritoness from the throne of Despoina at Lycosura. National Archaeological Museum of Athens.

 

Head of Persephone. Earthenware. From Sicily, Centuripae, c. 420 BC.

The Burrell Collection, Glasgow, UK.

 

Lady of Auxerre Louvre-An Archaic (640 BC) image from Crete.

A version of a Minoan goddess who may be identified with Kore.

 

Persephone or "the deceased woman" holding a pomegranate.

Etruscan terracotta cinerary statue.

National archaeological museum in Palermo, Italy.

 

Seated goddess, probably Persephone on her throne in the underworld, Severe style ca 480–60,

found at Tarentum, Magna Graecia (Pergamon Museum, Berlin)

 

이라클리오 고고학 박물관에 소장된 페르세포네 조각상.

 

<페르세포네를 납치하는 하데스> 로마, 보르게제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