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아觀我Guanah Story

초록 담쟁이, 이수희, 추억을 그리는 일러스트 작가

Guanah·Hugo 2024. 11. 10. 08:56

출처 :  미술로 여는 세상 | BAND

 

 


이수희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그림책을 포함한 다양한 일러스트 작업을 하고 있다.

주로 어린이와 자연을 소재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며,
현재 네이버 그라폴리오에서 닉네임 ‘초록담쟁이’로 연재하고 있다.
이 시대에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향수를 담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선생님, 선생님> , <붉은 실> , <빨간 머리 앤 모빌 아트 북> 책에 그림을 그렸다.
 

 

감기 걸린 날 by 초록담쟁이

해마다 이맘때면 걸렸던 지독한 감기... 학교에도 못 가고 방 안에 콕 박혀 집 안의 이불을 몽땅 돌돌 말고..
온 방 안을 떠다니는 달짝지근한 국화차 향기를 맏고 있노라면,
열이 올라 얼굴은 벌겋고 머리는 지끈, 코는 맹맹...했지만,
감기 핑계로 학교 안가고 집에서 쉬어서 좋고..
엄마의 특별한 관심과 보호를 받아서 좋았던 철부지였지요..
그리고 이상하게도....
(엄마가 늘 하시던 말씀 그대로..)
한번씩 이렇게 아프고 나면 훌쩍 크곤 했던 신기한 시절이었습니다...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


-이준관·시인 (1949~ )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
꽃밭이 내 집이었지.

내가 강아지처럼 가앙가앙 돌아다니기 시작했을 때
마당이 내 집이었지.

내가 송아지처럼 겅중겅중 뛰어 다녔을 때
푸른 들판이 내 집이었지.

내가 잠자리처럼 은빛 날개를 가졌을 때
파란 하늘이 내 집이었지

내가 내가
아주 어렸을 때,

내 집은 많았지.
나를 키워 준 집은 차암 많았지.
 

 

 

 

 

 


옛날 아이들

-이문구·소설가 (1941~2003)

옛날 아이들은
장난감이 귀해서
겨울이 가면
풀밭에서 놀았는데
풀물이 들고
꽃물이 들어서
깁고 기운 옷인데도
봄 냄새가 났다나요.

옛날 아이들은
먹을 것도 귀해서
여름이 가면
감나무 밑에서 놀았는데
감물이 들고
흙물이 들어서
땀이 밴 옷인데도
풋과일 냄새가 났다나요.
 

 

 

 

 

 

 

 

 

 

 

 

 

 

 

 

 

 

 

 

 

 

 

 

 

 

초록담쟁이, 이수희(1976년~ ) 작품